[건축사 합격후기] 1.첫시험 그리고 2교시 합격 (23년 1회)
선택과 집중
22년 11월 초에 처음으로 학원에 나갔다. 나처럼 완전 처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과정이었기 때문에, 작도의 기본부터 시작했다. 제도판 사용법, 자 사용법, 샤프잡는법, 정말 걸음마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작도를 배웠다. 12월 중순까지 3과목 강의를 한바퀴 돌고나서 깨달았다. 아 안되겠다.
결국 공부하는 방법이나 시험잘치는 방법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어차피 1년 공부하려고 했고, 회사를 다니면서 첫시험에 3과목을 다 합격하는건 불가능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 였다.
자 그럼 생각을 해보자. 우선 1교시는 도면을 2개를 그려내야 하고, 아주 큰 단지를 계획해야하는데 뭐 등고선도 조정해? 다세대 주택 설계는 뭐지? 안해본 건 정말 모른다. 일조권이네, 가각전제네, 막다른도로네.. 외워야 할것도 잔뜩. 오케이 포기한다. 3교시도 도면 2개네? 오케이 포기. 2교시는 평면이라 작도량도 적고 계획위주에다가 법규 적용할 것도 많지 않다. 심지어 3시간동안 도면 1개만 완성하면 되니까 부담도 적고. 오케이 2교시에 올인한다.
물론 학원수업은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3과목을 다 응시할거라서 혹시 모르니 모든 과목을 공부는 해둬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운좋게 한과목 더 합격하면 더 좋으니까! 22년 12월 말 학원에서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단다. 사실 강의진행이 좀 답답했다. 아무리 기초반이고 시험공부 1년 본다곤 하지만 3월초가 시험인데, 진도고 과제고 너무 느긋했다. 도면첨삭도 없으니, 내가 숙제를 제대로 해온지도 몰랐다. 기출문제 라도 다 풀어봐야하는거 아닌가 싶은데 아무것도 아는게 없는 것 같았던 와중에, 스터디그룹은 매주 1회 저녁 스터디를 하고 도면을 직접 평가받을 수 있다고 하니 좋은 기회다. 바로 2교시 스터디그룹을 신청하고 1월부터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퇴근 후 바로 학원으로 가야했고, 매주 주말엔 기출문제 2~3회 분을 풀어서 가져갔어야 했다. 기출문제다 보니 막힐땐 나도 모르게 답을 보기도 했었지만, 우선 강제성이 있으니 주말엔 하루종일 기출문제를 풀 수 밖에 없었다. 시험전 2개월 동안, 토요일은 하루종일 학원강의, 일요일은 스터디 숙제를 하는 나날을 보냈다. 시험 이틀전 쯤 삼일절이었고, 학원에서 모의고사가 있어서 참여하러 갔었다. 당연히 1,3교시는 시간도 부족하고 완성도 못했었고 심지어 다 틀렸었고, 2교시는 시간내에 아주 잘 끝냈었다. 그렇게 자신감도 붙고 시험치기 전 꿀팁도 들으면서 대망의 시험날이 다가왔다.
첫 시험의 피로함과 긴장감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치는 시험이라니.. 수능이후로 하루종일 시험친건 처음이었다. 심지어 들고갈건 왜이리 많은지 ! 제도판에, 제도 도구들, 도시락까지 아주 바리바리 싸들고 갔다. 1,3교시는 전혀 공부를 안해서 아무 미련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시간내에 즐겁게 완도는 했다. 맞는지 틀렸는지도 모르겠고 크게 고민도 하지않았다. 첫 시험이니만큼 완도가 목표였었기 때문에 시간내 도면 제출한 걸로 아주 만족했다.
반면 2교시는 열심히 공부했었어서 그런지 시험 시작과 동시에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손이 달달달 떨렸다. 다행히 기출문제와 비슷한 조건들이 제시되었고 스터디그룹에 돈 낸게 아까워질 정도로 계획하기 쉬운 문제가 나왔다. 시간내에 충분히 작도까지 완료하였고, 종료 10분전 지문의 조건이 도면에 반영이 다 되어 있는지 검토에 검토를 더했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서 이게 진짜 맞는건지 하면서 이것저것 더 그려넣었다.
성공적으로 2교시 합격!
시험이 끝나고 나선 계획적으로 아쉬운 부분, 실수한 부분만 계속 생각이 났다. 열심히 한만큼 합격하고 싶었던 거겠지. 첫 시험이고 합격할거라고 기대도 안했잖아 일단 신나게 놀자! 합격자발표까진 거의 2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모든걸 잊고 우선 놀아버렸다. 이미 내 손을 떠났고 최선을 다했고 더이상 내가 할수 있는건 없으니까.
약 2개월 후, 합격자 발표일에 두근거리며 회사 화장실로 달려가 합격자 명단에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점수를 확인했다.
2교시 합격! 2교시 합격이라고?! 선택과 집중의 성공이었다. 2교시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합격을 해보니 생각보다 내가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면서 공부를 했다면 시험때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 2교시 합격의 핵심
1. 기출문제 정복
2. 나만의 그리드 만들어두기
3. 계획 >>>>>>> 작도
4. 동선, 동선, 또 동선
5. Zoning하기, 면적계산을 여유있게.
6. 계단, 화장실 작도에 너무 공들이지 말자!
7. 설계조건이 표현되었는지 확인 또 확인!
그리고 아주 날아갈듯이 기쁘게 다시 학원에 1,3교시 수업을 등록했다.